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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AKER ON>

Muse의 Supermassive Black Hole





날씨가 너무 좋아 기분이 나쁜 것도 정말 오랜만이였다. 유빈은 부스스한 머리를 한체 침대턱에 걸쳐 앉아 원망스럽다는 듯 창밖을 바라보며 아침을 맞이 했다. 왜 하필이면 오늘 해가 뜬건지 잘못 날씨를 알려준 기상캐스터들에게 협박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였다. 그러다 모든게 다 귀찮아져 그녀는 도로 침대에 벌러덩 누워 천장을 응시했다. 귓가에선 전 남친이 불러주던 로맨틱한 콧노래가 들려왔다. 성질이 좀 더러운 놈이긴 했지만 그래도 노래 하나는 참 잘 하던 녀석이였는데, 이내 조금은 다시 그의 얼굴이 보고 싶어졌다.

하지만 유빈은 도로 고개를 저었다. 전 남친이 보고 싶다니 벌써 패기를 잃은 노처녀도 아니고 역시 이렇게 지나칠 정도로 한적하고 아무런 재미거리가 없는 시골마을에선 이상한 망상이나 하게 될 뿐이였다. 오늘도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나 지켜볼 계획뿐 다른 계획은 없었다.



"김유빈! 어서 내려와!"



여름방학이라고 서울에서 먼길 내려오신 그녀의 어머니가 매서운 목소리로 유빈을 불렀다. 유빈은 양 귀를 손으로 막고 벽쪽으로 몸을 돌렸다. 다시 미국으로 보내주기나 할것 이지 왜 이런 곳에 날 쳐박아 두는 걸까 하고 화가 난다.



"내려 오라고 했지! 엄마가 꼭 이층까지 올라와야 겠어?"



그럼 이층집으로 개조를 애초당시 하시질 마셨던가요. 라는 말이 턱까지 찼지만 유빈은 입술을 꾹 다물곤 자리에 앉아 그녀의 어머니를 빤히 바라보았다. 어머니 역시 그녀와 닮은 눈초리로 애완동물 기선제압을 하려는 듯 지지않고 빤히 바라보며 날카롭게 한마디 한마디 강조해 말했다.



"어제 오늘 교회 간다고 말했었지? 늦기 전에 빨리 준비해."
"아 씨. 내가 교회를 왜 가, 가려면 엄마나 가지."



최대한 느릿느릿. 듣는 상대방 화 돋게 하는 목소리로 유빈이 따졌다. 이에 반항하는 유빈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그녀의 어머니는 서랍장을 열어 속옷을 골라주며 무심히 답했다.



"간다면 가는 줄 알어."



그리곤 게으른 포즈로 침대에 걸쳐 앉은 유빈의 팔을 세게 부여 잡아 이르켜 세운 뒤, 헐렁한 웃옷을 벗겨 버린 후 속옷을 손에 쥐여주곤 그녀가 손 쓸새도 없이 화장실로 밀어 넣었다. 마치 전에도 여러번 했던 사람마냥 자연스럽고 재빨랐다.



"15분 내로 안 내려 오면 서울이나 미국은 꿈도 꾸지마."



그것은 마치 마법의 언어처럼 유빈에게 작용 되었다.









A Series 단편 특집
[이응커플] Arouse









목사의 말은 언제나 들어도 들어도 지겨운 단어들의 퍼레이드였다. 매주마다 같은 말을 반복하는 것 같은데 그에 말에 감동해 잔뜩 우수에 젖어 있는 사람들을 보면 그저 한심할 뿐이였다. 유빈은 오늘도 졸다가 어머니에게 매서운 옆구리 공격을 당해 이를 악물고 아픈 곳을 문지르고 있었다. 그러다 결국 도망가고 싶은 마음이 들어 기도가 끝나고 학생 합창단이 우르르 몰려 나왔을때 최대한 조용하게, 조신하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화장실 간다는 실례와 함께 교회 밖으로 뛰쳐나갔다.




"이렇게 날씨도 좋은데 뭔 기도를 그렇게 하라는 거야."




그녀는 그녀의 하얀 블라우스 윗단 단추를 두여개 풀어 해치곤 치마 속에 넣어둔 블라우스 아랫부분을 꺼내었다. 그리곤 교회 앞뜰에 심어져 있는 큰 은행나무 곁 바위에 걸쳐 앉아 스타킹까지 벗어버렸다. 단정하게 뒤로 묶은 붉은 와인색 도는 머리도 풀어 버리니 마치 말로만 듣던 불량소녀가 모습을 들어냈다.

그때였다. 숲속 사이 검은 머리를 살랑거리며 건들포즈로 서있는 한 녀석과 눈이 잠시 마주쳤다.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 그 녀석은 남자이기엔 선이 너무 고왔고 여자이기엔 너무 거칠게 생겼었다. 유빈의 심장이 갑자기 뛰기 시작했다. 그저 눈이 마주친것 만으로도 녀석에게선 뭔가 발칙하면서도 매혹적인 향이 느껴졌다. 유빈은 뭐에 홀린듯 그 녀석에게 다가갔다.

기분 좋은 바람이 머리결 사이를 훏고 가자 유빈은 더더욱 오늘이야 말로 뭘해도 잘 풀릴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이곳 시골 촌 아이들과 다르게 차려 입은 갈기갈기 찢어져있는 검은 스키니 그리고 꽃과 해골이 그려져 있는 큰 티셔츠. 가까이 다가서니 녀석 뒤엔 오토바이가 한대 세워져있다. 역시 예감은 틀리지 않을터, 분명 재미있는 녀석인 것이 분명했다. 유빈의 입가엔 큰 미소가 그려졌다. 오랜만에 숨통 터일만큼 반가운 낮선 얼굴이였다.



"처음 보는데 어디서 왔어?"



자신도 모르게 해맑은 얼굴로 대뜸 물어봤다.
그러자 무표정한 그 녀석이 어눌한 목소리로 되물었다.



"너 나 알어?"
"아니 ..낯이 좀 익어서"



사실, 이 곳에서 나갈수 있는 비상구로 보여서 반가워 미치겠어 라고 솔직하게 말하고 싶었지만 왠지 그러면 거부감을 느낄까봐 생에 처음 보는 얼굴을 보고 낯이 익다며 말을 더듬었다. 매사 부끄러움 한점 없는 그녀였는데 왠지 녀석 앞에 서니 기에 눌린듯 했다. 녀석은 유빈의 반응이 재미 있었는지 피식 웃으며 오토바이에 몸을 실었다.



"탈래?"
"어?"
"심심하잖아, 안 그래?"



유빈은 남자든 여자든 간에 연하로 보이는 녀석이 말을 자연스리 놓는 것 같아 잠깐 자존심이 상했지만 유혹은 떨치기 쉽지 않았다. 유빈은 말없이 뒷자리에 앉았다. 그래, 어디든지 갈수만 있으면 좋았다.

녀석의 허리를 안아보니 여자허리 마냥 가늘었다.

기생 오라버니 같이 생긴 녀석들은 미국에서도 많이 사귀봤으나 이렇게 몸매 자체가 여성스러운 녀석은 처음이였다. 유빈은 왠지 모를 위화감을 느꼈다. 하지만 두눈을 감고 강도가 세지는 바람을 맞이했다. 이런 기분 너무 오랜만이다. 뒤에선 어머니의 외침이 매아리가 되어 울려퍼지고 있었다.

 

+



도착한 곳은 오래된 공장으로 보이는 낡은 콘크리트 빌딩이였다. 주위엔 온통 나무와 풀뿐이였고 사람이라곤 유빈과 그 녀석 뿐이였다. 그 녀석은 오토바이에서 내려 말 없이 빌딩 속으로 들어 가버렸다. 유빈은 녀석을 쫒았다. 안은 밝은 낮임에도 불구하고 어두웠다. 창문이 있었어야 하는 자리는 깨진 유리 조각이 겉에 붙어있는 텅빈 공간일뿐, 빛이 들어오는 유일한 구멍이였다. 녀석은 바닥에 앉아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여기서 뭐하는거야?"
"..재미있는거."



유빈은 좋은 목소리로 대답해주는 그 녀석 옆에 바싹 붙어 앉았다. 그녀의 명품 의상이 더러워 지는건 더 이상 상관하지 않기로 했다. 집에 가면 어머니께 야단을 맞을 것이 분명했지만 왠지 녀석과 함께 있으면 심장이 뛰는 쾌감과 동시 안정감이 찾아왔다. 만난진 몇분 지나진 않았지만 함께 있는 만큼은 모든 걸 잊게 될수 있는 마력이 가득한 사람이였다.

유빈은 가만히 앉아 녀석의 옆선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녀석은 그런 유빈의 시선을 응하 듯 천천히 고개를 돌려 그녀를 빤히 바라 봐주었다. 묘한 기류가 둘을 오가며 둘 사이 벌어진 공간을 채워주었다. 유빈이 한번 참지 못해 눈을 깜빡이자, 그세 녀석은 도로 고개를 돌려 마리화나 한 가피를 입에 물고 먼 곳을 응시하고 있었다.  



"줘?"
"..응."



녀석은 입에 물고 있던 걸 유빈의 입에 대줬다. 유빈은 한 모금 깊게 숨쉬듯 들여 마셨고 즉각 몽롱한 기운이 뇌부터 천천히 전신으로 전해지는 최상의 기분이 전율과 함께 느껴졌다. 온 몸에 기운이 없어졌다. 유빈은 그녀의 머리를 녀석의 어께에 기대었다. 녀석도 그녀의 머리에 머리를 기대었다.



"나 여자야."



대뜸 녀석이 말을 걸었다. 유빈은 두눈을 세게 감고 노래하듯 답했다.



"나도 여자야."



녀석이 갑자기 웃기 시작했다.



"너 재미있는 여자구나."



유빈은 기분이 좋아져 같이 키득거리며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그리곤 이내 녀석의 웃음소리가 더 듣고 싶어 자리에서 일어나 마치 영국 귀족 영화에 나올만한 인사를 청하며 "Please. Call me Yubin from now on, your majesty. (이젠 유빈이라고 불러주시옵서서, 마마.)" 하곤 장난스럽게 말을 건냈다. 그러자 녀석은 아까보단 조금 더 크게, 쾌활하게 웃으며 "Amber." 라며 자신의 이름을 흘렸다.

정신이 흐려진 유빈은 그녀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아 두 눈을 흘기며 한발짝 가까이 다가서 물었다.



"뭐?"



녀석의 입가엔 아주 매력적인 미소가 걸쳐있었다.



"Amber."
"아... 엠버.."



유빈이 뭐가 또 그리 웃긴지 그녀의 이름을 되씹으며 눈웃음을 흘겼다.
그런 연상의 여인이 사랑스러웠는지 엠버는 두 손을 뻗어 그녀 쪽으로 허리 수그린 유빈의 얼굴을 부여잡았다.

그리곤 천천히 하지만 능숙하게 유빈의 입술에 키스했다. 유빈은 눈웃음을 잃지 않고 엠버의 목을 감싸며 응해주었다.






여짓것 해온 키스 중 최고로 달콤한 키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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